실패가 아니라, 보호--창세기 20장

창세기 19장은 하나님의 공의가 드러나는 장입니다.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심판, 죄에 대한 하나님의 엄중한 판결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20장이 등장합니다.
문득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을 직접 목격했고,
롯을 위해 중보하며 하나님의 위엄을 경험했던 아브라함.
18장에서는 하나님께서 친히 찾아오셔서 “내년 이맘때에 아들을 낳을 것”이라는 약속을 재확인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왜 그는 다시 그랄로 갔을까요?
1. 왜 그랄이었을까?

역사적·환경적 배경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소돔과 고모라는 경제 중심지이자 교통 요지였습니다.
-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이었습니다.
- 그러나 멸망 이후 그 지역은 불안정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 목축을 기반으로 살던 아브라함에게는 목초지의 안정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그랄은 블레셋 지역의 안정된 도시였습니다.
아브라함은 생존과 경제적 이유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그랄로 이동한 것은 현실적 선택이었을 것 같습니다.
2. 그러나 그곳에서 반복된 실수
그랄에서 아브라함은 또다시 말합니다.
“사라는 내 누이입니다.”
13장에서 애굽에서 했던 바로 그 행동을 반복합니다.
두려움 때문에...
겉으로 보면 창세기 20장은 이렇게 보입니다:
- 두려움
- 반복된 실수
- 위험한 상황
- 도덕적 긴장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이 장을 “아브라함의 또 다른 실패”라고 읽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3. 그러나 본문이 강조하는 주어는....
창세기 20장을 자세히 보면 이 장의 중심 주어는 아브라함이 아닙니다. 하나님입니다.
- 하나님이 아비멜렉에게 나타나셨습니다.
- 하나님이 멈추게 하셨습니다.
- 하나님이 사라를 보호하셨습니다.
- 하나님이 태의 문을 닫으셨고, 다시 여셨습니다.
- 하나님이 언약 계보를 지키셨습니다.
인간의 실패가 이 장의 주제가 아님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언약을 보호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을 말하려고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4. 20장은 어떤 장일까?
정리하면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19장 – 하나님의 공의: 죄에 대한 심판
- 20장 – 하나님의 보호: 언약 계보의 보존
- 21장 – 하나님의 신실함: 약속의 성취
즉, 20장은 심판과 성취 사이에서 하나님이 약속을 보호하시는 장입니다.

5. 왜 20장이 21장 직전에 삽입되었을까?
21장에서 이삭이 태어납니다.
그런데 그 직전에 사라가 타인의 집에 들어갈 뻔한 사건이 기록됩니다.
마치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너희가 보기에는 위험처럼 보였지만 나는 내 약속을 조금도 흔들리지 않게 지키고 있었다.”
약속의 성취 직전, 가장 불안정해 보이는 장면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하나님의 보호는 완전했습니다.
6. 우리의 삶에...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갔던 자리. 먹고 살기 위해 선택했던 길...
그곳에서 힘들고, 상처받고, 두려웠던 시간.
하나님의 약속은 주어지지만... 그 약속이 언제 이루어질찌?
그러나 돌아보니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고 언약이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시간은 실패의 시간이 아니라 보호의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창세기 20장은 말합니다.
하나님은 공의로 심판하시고 보호로 지키시며 신실함으로 약속을 이루신다.
그리고 하나님의 그 보호하심은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순간에도....함께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