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음의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쉽지 않음을 창세기 15장과 16장 사이를 묵상하며 깨닫습니다.
아브라함이 75세때 하나님으로부터 "네 본토 친척 아비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하는 곳으로 가라"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떠나 가나안으로 향했습니다. 창세기 15장에 보면 가나안땅으로 이주한 후 얼마간의 시간(약 5-8년)이 지나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햇불 언약을 통해 약속의 자녀를 주실 것에 대해 다시금 확인시켜주셨습니다. "네 몸에서 날 자가 네 상속자가 되리라."

그런데 창세기 16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햇불 언약을 통해 약속의 자녀를 주실 것이라고 하셨건만, 하갈을 취하게 됩니다. 왜일까요?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창세기 16장 3절을 보면, 아브라함이 가나안에 온지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납니다. 이 기간동안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것은 이루어지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다음과 같은 이유들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침묵의 시간과 조바심
하나님의 약속은 '즉각적'이지 않았습니다. 10년이라는 세월은 인간에게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특히 생식 능력이 저하되는 노년의 부부에게 1년 1년은 약속의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고통스러운 기다림이었을 것입니다.

'방법'에 대한 오해
하나님은 15장에서 "네 몸에서 날 자"라고 말씀하셨지만, "사래를 통해서"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하신 것은 훨씬 나중(창 17장)의 일입니다. 아브람과 사래는 '내 씨'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에 당시 메소포타미아의 법적 관습(부인이 불임일 경우 여종을 통해 후사를 잇는 관례)을 빌려 하나님의 약속을 '인간적인 방법'으로 도우려 했던 것입니다.

사래의 제안과 아브람의 동조
16장 2절에서 사래는 "여호와께서 내 출산을 막으셨으니"라며 책임을 하나님께 돌리는 동시에 하갈을 제안합니다. 아브람은 언약의 당사자로서 사래를 권면하기보다, 현실적인 타협안에 침묵하며 동조했습니다. 이는 에덴동산에서 아담이 하와의 제안에 침묵했던 모습과 겹쳐 보이기도 합니다.

결국 16장의 사건은 "하나님의 약속을 인간의 열심으로 성취하려 할 때" 발생하는 부작용을 보여줍니다. 아브람은 이 사건 이후 99세가 되어 하나님이 다시 나타나실 때까지 성경 기록상 약 13년 동안 영적인 침묵기를 겪게 됨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으로 부터 받은 약속이 있지만, 그 약속이 성취되기까지 오랜 시간의 기간을 기다리다보면 어느덧 그 약속은 어딘가로 가 있고 주변과 타협을 시도하며 그 당시의 사회 문화와의 타협을 통해 믿음의 길을 포기하고 자신의 열심으로 성취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13년의 영적인 침묵기를 겪게 되게 되는데... 약속이 희미해지고 인간적인 열심으로 나아가도 결국 하나님은 그 약속을 성취해가는 것을 봅니다.
